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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3일 토요일

달팽이 - PANIC

어느 새 훌쩍 들어 버린 나이에도, 처음 들었을 때의 그때 그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노래.

 <달팽이, 1995년, 패닉>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친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친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 "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와 (누구나 한 번은 느껴 보았을 경험에서 우러나온) 아름다운 가사가 조화로운, 정말 좋은 음악. 지금 다시 들어도 참 좋다.

...


아래는 PANIC의 3집에 실린 음악.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1998년, Sea Within>

2017년 12월 4일 월요일

위잉위잉 - 혁오

가져보지 못한 자는 잃어버리는 슬픔을 알지 못한다고, 상실의 시대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당신 세대는 이야기하지만, 가져보지도 못한 것을 놓을 수는 없다고 눈물을 흘리는 아들.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다리
      오늘도 의미없는 또 하루가 흘러가죠
      사랑도 끼리끼리 하는거라 믿는 나는
      좀처럼 두근두근 거릴일이 전혀없죠“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겠다. 나는 어떻게든 잘 될 것이라는 마지막 긍정은 놓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것을 아이들에게는 잘 전달하지는 못했나 보다.
그래도 어쩌면, 이런 세상에서 그런 푸르고 푸른 하늘(blue sky)의 기분을 가슴에 단 한순간도 담아보지 못한 사람이 더 불쌍한 것은 아니냐고, 어쩌면 네가 느끼는 지금의 그 파란 기분이, 그런 생각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사람은 가질 수 없는, 나이 들어 식어가는 네 감정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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